고대문학은 자료의 부족으로 소설 쓰듯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전체상(全體像)을 그려낼 수 없다. 그러므로 고대문학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언제나 하나의 위험한 모험이고 하나의 새로운 실험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김인환 교수가 고대문학의 모습을 그림 그려 보는 것이 우리 문학의 흐름을 붙잡는 데 꼭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문학 공부를 시작한 지 40여 년 동안 쓴 것 중에서 고대시가에 관한 글만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모든 노래는 두 차원을 가지고 있다. 민족어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말의 무늬가 있고 민족어의 차이를 넘어서 동일한 유령들과 함께 노는 말의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규칙적 간격 또는 불규칙적 간격을 배치하는 말의 무늬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고대적인 것을 기록하는 말의 마음도 장소에 따라 달라지지만 시가 고대적인 것을 현재 속에 작동시키는 주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향가를 비롯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던 원효와 의상, 최치원의 시를 깊이 탐구하는 동시에 고대 한시의 매력을 가감 없이 담고 있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시가 지성과 논리를 잠재우고 감성과 상상을 흥분시키는 주문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동아시아 고대문학의 기본전제
2.와카와 향가
3.신라인의 믿음과 회의
4.신라 후기의 궁정사회
5.고가원류(古歌源流)
6.원효와 그의 시대
7.의상과 그의 시대
8.고대 한시 깊이 읽기
9.최치원 시 새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