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과 철학》은 명사형으로 제시되는 특정 철학보다는, 칸트가 구별한 바 있는 “철학함”, “철학하기”라는 동사로서의 철학을 지향하고 있다. 철학 자신까지도 문제를 삼는 비판적 반성과 날카로운 분석은 “논쟁”이라는 모습으로 “철학하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플라톤, 맹자, 토마스 아퀴나스 등 동서양 고대와 중세 철인들의 사상이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되고, 데카르트, 흄, 몰리누, 칸트, 그리고 주희, 진량, 왕용계, 섭쌍강 등 동서양 근대사상의 탈근대적 및 현대적 해석 가능성이 추구되었다. 또한 니체, 후설, 하이데거, 가다머, 푸코, 데리다 등 유럽 철학자들, 그리고 프레게, 더밋, 로티, 맥도웰, 브랜덤 등이 제시한 영미철학을 통해 제시된 구조주의, 현상학, 해석학, 언어철학, 분석철학,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 탈분석철학, 네오프래그머티즘 등 현대철학의 대표적 주제들이 심도 있게 다루어졌다. 그 외에도 개인과 국가(민족)와 세계라는 차원들 사이에서 자기정체성과 인륜성 및 가치관 정립의 문제, 이데올로기 대립을 넘어서는 “제3의 길”, 근대성 극복의 노력이 해결해야 할 새로운 형이상학과 존재론 및 인식론의 문제, 다양성과 관용을 위협하는 현실 세력들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의 문제, 환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문명관과 가치관 및 기술관과 윤리의 문제, 세계화와 세속화 경향이 점점 더 심화되어 가는 현대 한국사회가 어떤 윤리적, 미학적, 종교적 가치를 필요로 하는가의 문제 등이 생생하게 논구된다.
이 책으로 함께 모인 각각의 필자들은 자신의 관점과 상황에서 철학적 “탐구의 즐거움”을 찾아 나섰으며, 그 결과들을 모은 이 책은 앞으로의 철학적 대화를 이어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고 신인철 교수와 함께 20년에 가까운 기간을 이어왔던 현대철학사상 연구회를 주축으로 기획된 이 책은 또한 고 신인철 교수의 철학적 탐구에 대한 경의이기도 하다.
I. 서양 고·중세의 철학적 논쟁들
변화와 정지에 대한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의 견해 (손병석)
고대의 문명론과 플라톤의 기술주의 국가론 (김성진)
스콜라철학에 있어서의 주지주의와 주의주의의 대립 (이진남)
II. 서양 근세의 철학적 논쟁들
몰리누의 문제 (이재영)
흄의 완화된 회의주의―회의와 확신을 넘어서 (최희봉)
개인주의, 국가주의 그리고 세계주의 ―칸트의 역사철학을 중심으로 (강용수)
비극적 인식과 인륜성 (임홍빈)
III. 현대 유럽의 철학적 논쟁들
열린 정신과 상생의 도덕 (김정현)
하이데거의 니체 해석에 관한 가다머와 데리다의 논쟁 (김창래)
현상과 지평 (이선관)
‘성찰하는 주체’는 미칠 수 없는가?―데카르트의 광기 배제에 대한 푸코와 데리다의 논쟁 (홍은영)
들뢰즈에 있어 영화와 사유 (박성수)
IV. 현대 영미의 철학적 논쟁들
분석철학이란 무엇인가? (박병철)
자유의지와 결정론―양립가능론자와 양립불가능론자의 논쟁 (안건훈)
구획 기준 다시 보기 (여영서)
내재주의와 외재주의―인식적 정당화 문제에 대한 논쟁 (하종호)
언어와 세계―가다머와 로티의 차이에 대해 (이유선)
V. 동양의 철학적 논쟁들
맹자 인성론에 대한 사회생물학적 해석 (김병환)
도학파와 사공학파의 공적 합리성에 관한 논쟁―주희와 진량을 중심으로 (이승환)
왕용계와 섭쌍강의 치양지에 관한 논쟁 (정인재)
동학의 종교학적 이해 (홍경실)
VI. 현대 한국 사회와 철학적 논쟁
헌법철학으로 본 분단과 통일 (윤평중)
‘제3의 길’과 자유주의 (신중섭)
발문―申一澈 교수를 다시 생각한다 (김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