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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도서관의 귀중서고를 열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국내 사학 최대인 300만 종의 책, 저널, 기타 학술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전근대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3국에서 간행된 고서만도 12만 권에 달한다. 국가 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규장각을 제외하고는 국내 대학 도서관 가운데 가장 많은 양으로, 이 고서들 가운데, 임진왜란 이전 자료, 유일본, 유명인의 수택본 등이 1만 권의 귀중서에는 국보 291호로 전 세계를 통틀어 유일본인 《용감수경》을 비롯하여, 보물 9점, 서울시 지정문화재 3점과 등록문화재 3점이 포함되어 있다.
《카이로스의 서고―고려대학교 도서관 귀중서 도록》은 고려대학교 도서관이 귀중서고에서 50점을 엄선해 수록한 도록이다.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귀중서고의 국보 《용감수경》과, 《홍무정운역훈》, 《중용주자혹문》, 《동인지문사륙》, 《삼국유사》, 《해동팔도봉화산악지도》, 《청구도》, 《용비어천가》와 같은 보물, 유일본 및 회화 자료 중 가치가 높으나 그동안 대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자료들이 한꺼번에 공개되는 것은 이 도록을 통해 처음 있는 일이다.
“귀한 손님에게 보물창고를 열어 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도록을 발간”하며 고려대학교 도서관장 석영중 교수는 “이 책이 섬약하면서도 질긴 종이에, 그리고 거기 담긴 강건하고 항구한 에피스테메에 바치는 헌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이 책의 의의를 밝혔다.
카이로스의 책
《카이로스의 서고》는 통상적인 도록과는 판이한 특별한 도록이다. 이 도록은 책들이 균일한 거리를 두고 정형화된 자세로 놓여져 있는 진열장이 아니다. 책들은 저마다의 거리를 두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우리에게 손짓하고, 우리 면전에 자신의 얼굴을 붙여온다. 수백 년 만의 손님을 환대하는 저마다의 방식이 바로 이 도록이다. 고서는 해독해야 할 글자와 그 의미의 결정체일 뿐만 아니라 목판과 활자의 무게이자 먹의 농도이고 낱낱의 종이가 쌓여 이루어진 두께이고 장정이며, 그 전체에 함축된 시간, ‘카이로스’이다.
귀중서 서고에서 만나는 시간은 영겁의 구덩이로 사라지는 시간이 아니라 채워 주고 되살려 주는 시간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했던 ‘카이로스’, 즉 의미로 가득 찬 시간입니다.
― (발간사).
그 거친 몸체에 남겨진 시간의 흔적을 담고자 한 이 도록은 직접 책을 만지고 펼쳐볼 수 있도록 하고 때로는 확대경을 들이대고, 후대의 낙서를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보물 제1463-4호 《용비어천가》도 낙서를 피하지 못했다. 궁중의 비단 장정의 호화로움에 감탄을 금치 못하다가, 제목조차 알아보기 어렵게 사방으로 어지럽게 갈라진 낡은 표지에 오래도록 눈길이 머물게 된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2미터가 넘는 장대한 《해동팔도봉화산악지도》에서도 흰 눈에 뒤덮힌 백두산은 금방 찾을 수 있다. 1703년 계미년 동갑내기들은 자신들의 초상화를 엮어 《계미동경소진첩》을 만들었다. 순조의 세자로 불과 22세로 요절한 효명세자는 9살에 성균관에 입학했다(《왕세자입학도첩》). 8세기 통일신라 시대의 전설적 명필 김생은 불심을 가득 담아 금가루로 《화엄경》을 썼다(《금자사경》). 고려대 소장본이 유일하다. 고산자 김정호는 《대동여지도》 이전에 이미 《청구도》의 김정호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 전봉준의 체포 사실을 보고한 《첩보》의 선연히 붉은 관인에서 호송되는 전봉준의 형형한 눈빛이 비쳐 보이기도 한다. 《훈민정음》은 고려대학교의 전신 보성전문학교 교장을 지낸 국어학자 박승빈이 지녔던 것이기에 더욱 각별하다.
각각의 한적들에 대해 일반인을 위한 평이하고 간결한 해제를 국문과 영문 두 가지 언어로 수록하여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이 특별한 도록을 위해, <시선의 기억> 시리즈 등에서 사진 이미지의 집적을 통해 시간 또는 시각 차이에 따라 변화해 가는사물의 현존을 가시화하는 작업에 주력해 왔던 이재용 작가에게 촬영을 의뢰하였다. 그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영화포스터 및 광고 작업에 주력해 오던 중 2008년부터 본격적인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버린아시안아트프라이즈(2012-13)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었으며, 포스트-포토그래피(Robert Shore, Post-Photography: TheArtist with aCamera, Laurence King, 2014)와 같은 사진 전문 서적 등에 실리는 등 해외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선보여 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도 소장되어 있다.
[경 經 Classics]
훈민정음 • 訓民正音 • Hunminjeongeum
용감수경 • 龍龕手鏡 • Yonggamsugyeong
중용주자혹문 • 中庸朱子或問 • Jungyongjujahongmun
홍무정운역훈 • 洪武正韻譯訓 • Hongmujeongunyeokhun
예기천견록 • 禮記淺見錄 • Yegicheongyeollok
훈몽자회 • 訓蒙字會 • Hunmongjahoe
신증유합 • 新增類合 • Sinjeungyuhap
사서오경대전 • 四書五經大全 • Saseoogyeongdaejeon
[사 史 History]
삼국유사 • 三國遺事 • Samgungnyusa
삼강행실도 • 三綱行實圖 • Samganghaengsildo
고려사절요 • 高麗史節要 • Goryeosajeoryo
신전해내기관 • 新鐫海內奇觀 • Sinjeonhaenaegigwan
죽계지 • 竹溪誌 • Jukgyeji
표해록 • 漂海錄 • Pyohaerok
동국병감 • 東國兵鑑 • Donggukbyeonggam
해동팔도봉화산악지도 • 海東八道烽火山岳地圖 • Haedongpaldobonghwasanakjido
강계지 • 疆界誌 • Ganggyeji
계미동경소진첩 • 癸未同庚小眞帖 • Gyemidonggyeongsojincheop
아방강역고 • 我邦疆域考 • Abanggangyeokgo
왕세자입학도첩 • 王世子入學圖帖 • Wangsejaiphakdocheop
청구도 • 靑邱圖 • Cheonggudo
[자 子 Arts and Science]
금자사경 • 金字寫經 • Geumjasagyeong
십팔나한도 • 十八羅漢圖 • Sippalnahando
십이연생상서경 • 十二緣生祥瑞經 • Sibiyeonsaengsangseogyeong
양촌선생입학도설 • 陽村先生入學圖說 • Yangchonseonsaengiphakdoseol
천원옥력상이부 • 天元玉曆祥異賦 • Cheonwonongnyeoksangyibu
무경소학 • 武經小學 • Mugyeongsohak
번역소학 • 飜譯小學 • Beonyeoksohak
식물본초 • 食物本草 • Singmulboncho
청량답순종심요법문 • 淸涼答順宗心要法門 • Cheongnyangdapsunjongsimyobeommun
벽송당야로송 • 碧松堂埜老頌 • Byeoksongdangyarosong
석가여래행적송 • 釋迦如來行蹟頌 • Seokgayeoraehaengjeoksong
속몽구분주 • 續蒙求分註 • Sokmonggubunju
천명도해 • 天命圖解 • Cheonmyeongdohae
우마양저염역병치료방 • 牛馬羊猪染疫病治療方 • Umayangjeoyeomyeokbyeongchiryobang
신편집성마의방 • 新編集成馬醫方 • Sinpyeonjipseongmauibang
[집 集 Literature]
동인지문사륙 • 東人之文四六 • Donginjimunsaryuk
용비어천가 • 龍飛御天歌 • Yongbieocheonga
필원잡기 • 筆苑雜記 • Pilwonjapgi
포은시고 • 圃隱詩藁 • Poeunsigo
북행록 • 北行錄 • Bukhaengnok
점필재선생유두류록 • 佔畢齋先生遊頭流錄 • Jeompiljaeseonsaengyuduryurok
기재기이 • 企齋記異 • Gijaegi-i
조천기 • 朝天記 • Jocheongi
일본록 • 日本錄 • Ilbonnok
[총류 總類 Miscellaneous Works]
해동문헌총록 • 海東文獻總錄 • Haedongmunheonchongnok
중조학사서한 • 中朝學士書翰 • Jungjohaksaseohan
첩보 • 牒報 • Cheopbo
동국명현사적 • 東國名賢事蹟 • Donggukmyeonghyeonsajeok
근역서휘총고 • 槿域書彙總考 • Geunyeokseohwichong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