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철, 그의 철학과 삶』은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서 41년간 강단을 지키셨던 고 신일철 선생이 돌아가신 지 1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사상을 기리려는 제자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선생은 1931년 중국 상해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김일성대학에 다니다가 6·25 동란 중에 남하하여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였다. 1956년 교편을 잡으신 후 1997년 은퇴할 때까지 중앙도서관장, 대학원장을 역임하며 학교발전에 헌신하였다. 이 책은 1부 선생님의 학문 세계, 2부 선생님과의 대화, 3부 연보와 저술목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선생의 학문에 대한 후학들의 평가다. 우리 땅에 씨앗을 뿌린 서양철학과 한국철학을 포괄하는 폭넓은 그의 사상에 깊이 영향을 받은 제자들은 강의와 논문지도, 그리고 대화 등에 대한 회고를 곁들여 선생님의 학문 세계를 평가한다. 평생에 걸친 그의 철학하기에 대한 평가, 15권의 저서를 중심으로 하여 그의 학문의 대표적인 주제로 선정한 주체사상비판, 사회철학, 역사철학에 대한 평가, 선생의 철학 입문인 동시에 우리나라에 화이트헤드철학을 최초로 소개한 석사학위 논문과 화이트헤드 연구에 대한 평가, 박사학위논문인 신채호 역사사상에 대한 평가, 동학에 관한 업적 평가, 영미 철학, 독일 철학, 프랑스 철학 분야의 업적에 관한 평가, 그리고 언론 매체를 통한 현실 참여 글쓰기에 대한 평가, 대표적인 세 편의 수필집에 대한 서평 순으로 그 흐름이 이어진다. 또한 제자들은 자신들이 정리한 강의 노트를 통해서 서양철학사, 사회철학, 역사철학, 현대영미철학, 지식의 문제, 현대철학의 사조에 대한 선생님의 학문 세계를 재조명하면서, 강의를 들었던 시절을 생생하게 회상한다.
2부는 먼저 선생이 남겨놓으신 글 중에서 자신의 학문과 삶에 관한 글뿐만 아니라, 부친에 관한 글, 친구들에 대한 회고담, 정년 퇴임 만찬사, 그리고 도산 안창호에 관한 마지막 글을 실었다. 선생에게 드리는 글은 친구인 시사영어사 민용빈 회장의 회고록, 후배이자 동료인 윤사순 선생님의 글, 선배이자 동료인 김용준 선생님의 글, 고려대학교 철학과 60년사에 나오는 선생에 관한 글, 가장 가까이에서 선생을 모셨던 제자의 글, 유일한 취미인 낚시에 관한 글, 선생의 면면을 스케치하듯이 회상하면서 쓴 글들이 담겨 있다. 이 글들에서 특히 선생의 평소의 인간다운, 스승으로서의 진솔한 모습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3부는 선생이 남겨 놓은 글의 목록을 정리한 것이다. 한 사람의 철학자가 평생 동안 현실과 치열하게 씨름한 흔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이 책은 기억 속의 선생을 불러내어 오늘날 한국에서 철학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의 폭넓은 철학적 사상의 씨앗이 제자들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여 한국 땅에서 계승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의 시도는 선생이 남겨 놓은 방대한 자료들과 선생에 관한 기억을 한데 모아 집단 기억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후학들에게 그 학문을 이어가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철학교육자의 참된 면모를 모범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선생 자신에게 철학적 화두가 된 분단된 나라의 정체성과 민족구성원의 자율적인 삶에 대한 주제, 동학과 신채호 연구, 은퇴 후에도 이어진 북한의 주체철학과 시장에 대한 치열한 연구는 우리 시대의 한국 지성인이 넘겨받아야 할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그래서 이 책은 선생에 대한 회고를 통해 이 땅에서 학문함과 교육함에 대한 시대적 성찰을 하게 함으로써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넘어서 한국 철학계의 학문적 풍토와 그 계승 작업에 대한 발자취가 될 것이다.
1부 선생님의 학문 세계
신일철의 철학하기와 한국철학 김성진
국가이성론으로 본 한국현대사—신일철의 주체사상비판과 송두율의 북한철학을 중심으로 윤평중
신일철의 사회철학—‘시민적 자유주의’를 중심으로 신중섭
신일철의 역사철학—역사: 과학과 문학의 사이 김창래
고 신일철 선생님의 화이트헤드 철학 연구를 놓고 문창옥
단재 신채호의 역사사상 연구 정인재
신일철의 동학 연구—근대적 인권사상과 민족주의 운동 김용휘
신일철의 자유민주주의론에 대한 소고—그의 영미철학 연구를 중심으로 이유선
세계관적 지성인으로서 신일철의 세계 성찰—실존철학에서 비판철학까지 김정현
회상의 언저리에서—신일철 선생님과 프랑스 구조주의 강의 홍은영
신문 논설을 통해 본 ‘자유주의’ 철학자의 한국 사회 참여 한승완
서평
『한국을 탐구한다』 최희봉
『주체성의 위기』 양성만
『새 시대의 한국인』
강의안 분석
신일철 교수의 ‘서양철학사’ 강의 이유선
신일철 교수의 ‘사회철학’ 강의 이유선
신일철 교수의 ‘현대철학의 사조’ 강의 이유선
‘현대영미철학’ 강의에 대한 회고 박병철
‘지식의 문제’ 강의에 대한 회고 박병철
역사철학 강의 김창래
2부 선생님과의 대화
나의 아버지 신언준을 말한다
나의 철학적 인생론—비극적 인생의 의미
고대 철학과 50년의 회고—서양철학
정년퇴임 만찬 답사
84동기의 ‘마음의 고향’
나의 철학적 독해, 도상(途上)에 있는 존재
도산의 시민적 민족주의와 ‘대공주의’ 노선
50년을 지켜본 친구 민영빈
생각나는 사람들 민영빈
신일철 선생 추모집 간행에 부쳐 윤사순
신일철 교수를 다시 생각한다 김용준
고려대학교 철학과 60년—서양철학 김창래
교수님과 관장님 방준필
신일철 선생님의 ‘낚시만세’ 손병석
스승 스케치 이재영
한국 철학계의 큰 별이 지다—고 신일철 교수님을 추모하며 이유선
3부 연보・저술 목록
연보
저술 목록
저자 : 이재영 외
김성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 독일 DAAD 지원 프라이부르크 대학 연구교수,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 연구교수, 한림대학교 교무처장, 인문대학장, 국제학부 학장, 한국서양고전학회장, 한국환경철학회장, 한국기독교철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림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다. 『왜 철학상담인가?』,『죽음 그리고 자살』 등의 저서가 있다. 김용휘 고려대학교 철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양대학교 철학과 강사로 동양철학과 한국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천도교한울연대 공동대표로 생명평화 운동을 하고 있으며, 생명학연구회 총무, 방정환학교(사)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정현 고려대학교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철학...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