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타우크 – 막스 프리쉬 소설

저자 : 막스 프리쉬
역자 : 이정린

판형 : 변형국판 면수 : 276 쪽

발행년월일 : 2006-07-20

ISBN : 89-7641-568-X

서양문학의 향기 08

가격 : 10,000

1960년대 독일어권 문학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막스 프리쉬는 자신의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동시대인의 자의식과 정체성을 문제 삼아 모든 사물의 척도였던 개인의 위치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면서 개인이 겪게 되는 자아와의 단절, 정체성의 혼란 등 상실의 면면을 그리려고 했다. 그중에서도《몬타우크》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소설이다. 작가 자신의 파격적인 자기 노출로 독자에게 놀라움을 넘어 불쾌감마저 안겨 주었던 이 소설은, 프리쉬 스스로 ‘나는 고백하기 위해서 쓴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자신의 삶을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 소설에서 행복과 질투, 예속, 그리고 결국에는 냉정함으로 규정되는 잉게보르크 바흐만과의 관계, 젊은 시절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프리쉬를 압도했던 친구이자 후원자 W에 대한 작가의 모순적인 감정을 읽을 수 있으며 프리쉬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아내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이 소설의 비허구적 특징은 본문 도처에 프리쉬의 실제 행적을 드러내는 날짜와 장소가 표기됨으로써 확인된다.
하지만《몬타우크》는 한 개인의 자서전도 일기도 아니다. ‘그’ 혹은 ‘나’로 지칭되는 인물은 ‘그’보다 30년 이상 젊은 린을 만나 롱아일랜드의 몬타우크라는 곳에서 밤을 새운다. 영어로 진행되는 두 사람의 대화는 대부분 잡담에 불과하고 늘 멈칫거리며 그마저도 최소한에 그친다.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언어적 단절은 ‘그’와 ‘그녀’ 사이의 본질적인 거리감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 미국인 여자와의 짧은 만남은 프리쉬가 과거에 만났던 여자들과의 관계를 요약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이로써, 독자는 그의 만남과 헤어짐에 관한 사랑 이야기가 그의 의식 속에 여전히 현재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비록 과거의 일이지만 현재를 지배하는 지난 생애의 ‘사람과의 관계’, 나아가 그 속에서의 ‘자아 읽기’로 확장된다.
자신이 겪은 사건들을 가공하지 않고 단순한 서술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랐던 프리쉬. 프리쉬의 포괄적인 자전적 텍스트인 이 소설은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연대기적 회고라기보다 오히려 윤곽만이 드러난 단편들의 짜깁기에 가깝다. 하지만 이 이야기 곳곳에 흩어져 있는 1인칭과 2인칭, 3인칭의 각기 다른 시점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제의 퍼즐 조각들은 정교하게 고안된 스케치 형식을 통해 다른 수많은 회상 소설들보다 더 풍부한 감동을 선사한다. 독일의 소설가 우베 욘존은《몬타우크》의 초고를 읽고 난 뒤 프리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책이 ‘자기 자신의 삶에서 문학을 수단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을 생산해 내는 것’에 성공했다고 극찬한 바 있다. 프리쉬는《몬타우크》에서, 끊임없이 실존을 탐구하는 개인을 위해서 기꺼이 벌거벗은 채로 독자들 사이를 활보하며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인간에 대해, 사랑과 죽음, 실현과 실망, 동경과 절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몬타우크

해설 몬타우크 – 어느 주말의 기록

작가연보

역자후기

저자 : 막스 프리쉬

Max Frisch (1911~1991) 1960년대 전후 독일어권 문학의 대표 작가. 소설과 희곡을 포함하는 그의 수많은 작품은 동시대인의 자의식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개별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개인의 위치가 주변부로 밀려남에 따라 개인이 겪게 되는 자아와의 단절, 정체성의 혼란 등을 묘사함으로써 인간의 상실감을 보여 주고자 했다. 그는 ‘반복 혹은 정체에 대한 두려움’ 탓에 일생 동안 여러 나라를 여행하였고 소설가, 극작가 이외에 통신원, 건축기사라는 직업을 가졌으며, 이러한 경험들은 그의 작품 곳곳에 묻어난다. 이렇듯 항상 스스로 변신하고자 하였고 좀처럼 같은 공간에 머문 적이 없는 그였지만, 1991년, 결국 자신이 태어난 곳인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상을 떠났... more

역자 : 이정린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마인츠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독일어권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아리스토파네스와 고대 그리스 희극 공연》 등이 있고 막스 프리쉬의 《몬타우크》를 우리말로 옮겼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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