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정치

미디어추천도서

저자 : 메리언 네슬
역자 : 김정희

판형 : 신국판 면수 : 664 쪽

발행년월일 : 2011-09-15

ISBN : 978-89-7641-744-2 03300

단행본 

가격 : 29000

인간 세상에 음식을 먹는 것만큼 일상적이고 간단명료한 행위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자본과 정치가 개입하면 백만 배쯤 복잡한 문제로 둔갑한다. 식품회사는 결코 소비자의 친구가 아니다. 그들은 늘 주주들 편이다.
이 책 《식품정치》는 담배 팔 듯 먹을거리를 파는 미국 식품회사들의 온갖 행태를 추적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백서이다. 미국의 경우라지만 짐작할 수 있듯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결백하다면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될 내용들이다.
어느 지역 또는 국가의 인구 수는 천재지변이 없는 이상 갑자기 줄거나 늘 수 없다. 이 점이 바로 식품회사들로서는 큰 고민거리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고객들이 먹을 수 있는 양은 한정되는데 경쟁사는 자꾸 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가 탄생하고 로비스트가 출현하고, 소비자들 중 절반은 비만으로 고생하며 운동기구를 손에 잡게 되었다.
비만에서 비롯되는 국민 건강문제 개선을 위한 식생활 가이드라인 마련은 미국 FDA의 숙원사업으로 현재도 논란의 와중에 있다. 지난 세기 말 FDA가 십여 년이란 지루할 정도의 시간을 투입해 마련한 가이드는 ‘식품 가이드 피라미드’란 그림으로 집약되는데, 그 피라미드 그림만 보자면 초등학생도 대번에 이해할 정도로 단순하다. 맨 아래는 곡류, 그 위는 야채과일, 또 그 위는 우유육류, 그리고 최정상엔 지방과 당류가 그려 넣어져 있고, 하루 섭취 권장량이 차례로 줄어드는 식으로 표시돼 있다.
누가 봐도 문제될 게 전혀 없는 이 식품 가이드 피라미드는 육류와 설탕업계로선 크나큰 재앙이었다. 그들은 즉각 반격에 나서 농무부로 하여금 피라미드의 적절성 여부를 검증토록 압력을 행사했다. 그리하여 6개월의 시간과 40만 달러의 용역비가 허비되었고, 가이드라인 문구도 바꿔치기 하는 데 성공했다. 즉, “육류의 소비를 줄이자”를 “지방이 적은 고기를 선택한다”로, “당분의 섭취를 줄일 수 있게”를 “당분의 섭취를 적절하게” 등으로 긍정적인(?) 표현을 쟁취했다.
식품회사들은 미국 정치 관례상 합법화되어 있는 로비 활동을 최대한 활용한다. 정치 기부금 제공과 회전문식 자리바꿈이 대표적인데, 회전문식 자리바꿈은 정경유착의 강철 같은 고리가 될 수밖에 없다. 어느 날 식품회사의 이사가 농무부 장관이 되고 농무부 장관은 그 식품회사의 이사로 부임해 간다. 그러니 농무부가 식품회사의 대변자 역할을 해도 전혀 놀랍지가 않다.
식품회사들의 전쟁터는 미국 내로 국한되지 않고 개발도상국가로까지 확장된다. 아프리카에서 네슬레의 분유 판매를 예로 들 수 있는데, 그들은 모유를 통해 아이들에게 AIDS가 전염되기 때문에 안전한 분유를 먹여야 한다고 겁박하는 파렴치한 전략으로 가난한 산모들을 더욱 고통에 빠뜨렸다. 그런데 한 조사에 따르면 AIDS보다 분유 때문에 죽은 영아 사망률이 6배 높았다고 한다.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어 설사병이 원인이 된 것인데 이에 대해 네슬레는 어떤 배려나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학교는 식품회사들의 또 다른 매혹적인 마케팅 장소이다. 그들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격언에서 큰 교훈을 얻은 듯하다. 탄산음료 회사들의 “퍼부을 권리” 계약은 그 이름만으로도 더없이 폭력적이다. 코카콜라가 학교 내에 10년간 자판기를 독점 설치할 수 있는 계약을 맺고 한 학교에 지급한 금액 153만 달러는 곧 회수될 유예금이지 손실액이 아니다. 이 계약을 맺은 학교들은 어처구니없게도 학생들에게 해당 탄산음료 구매를 독려하는데, 초과 판매분에 대한 음료회사들의 추가금 지급 때문이다. 뉴욕의 한 학교에서는 ‘코카콜라의 날’에 펩시 로고 티셔츠를 입고 온 학생을 정학시키는 촌극도 불사했다고 한다.
저자가 ‘테크노푸드’라 부르는 기능성 식품 혹은 건강식은 도덕이 부재한 식품회사의 기술편의적 제품이라 부를 만하다. 설탕이 잔뜩 들어간 주스에 칼슘을 첨가한다거나, 소금이 잔뜩 뿌려지는 감자칩을 합성 화합물인 올레스트라에 튀긴다고 해서 그것들을 영양 식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크푸드는 정크푸드일 뿐인데도 그들은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현혹하는 광고를 멈추지 않는다. 역시 그들의 우선순위는 이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식탁은 누가 지켜 줄 것인가. 저자는 책의 결론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우리가 식품 구입에 적정 비용을 지불하려고 않는다면, 그리고 제철에 난 것이 아닌 음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포장 제품이나 텔레비전 광고에 나오는 식품을 여전히 구입한다면 결국 우리는 식사를 할 때마다 현재의 식품체계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판 서문
2002년판 서문

서론 식품 산업과‘더 많이 먹기’
‘건강에 좋은’식생활이란?
식생활은 중요한 문제인가?
미국인들은 과식하고 있는가?
미국의 식품 산업
마케팅의 핵심 요소들
‘더 많이 먹기’부추기기
식품 관련 이슈와 주제

1부 식생활 가이드 흔들기

1장 “더 많이 먹기”에서“더 적게 먹기”로, 1900-1990
영양 결핍을 예방하기 위한“더 많이 먹기”, 1890-1960년대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더 적게 먹기”로의 중심 이동, 1969-1990

2장 정치 대 과학—‘권장식품 피라미드’에 대한 반발, 1991-1992
피라미드 쌓기—“적게 먹기”식생활 가이드 연구 조사
피라미드 무너뜨리기—연이은 불운의 하루하루
피라미드 지키기—지지 결집
조사 결과를 놓고 벌인 재협상
‘새로운’피라미드의 발표
피라미드의 존속과 그 함의

3장 식생활 가이드‘분석’
피라미드’에 대한 비판
1995년판 <식생활 가이드라인> 만들기
2000년판 <식생활 가이드라인> 분석
“적게 먹기”가이드라인 흔들기
식생활 가이드 재구성하기

2부 시스템 이용

4장 정부에 대한 영향력 행사—식품업계의 로비 활동과 로비스트
로비 활동의 합법화 과정—역사적 맥락
농업계에 대한 영향력 행사
식품산업의 이익 대변
연줄과 영향력을 사다

5장 영양 전문가 끌어들이기
교육과 연구의 후원
협력 및 결연 관계 맺기
어려운 상황의 조율
최소한의 방지책

6장 우호세력을 만들고, 비판 세력을 무력화시키고
연방 공무원들과 친분관계 쌓기—농무부 장관
조합을 위한 법률 제정,‘조합비 공제’
대중 홍보의 활용, 분유 대 모유

7장 막무가내 전략—합법과 비합법
비판하는 사람들을 고소
합법적인 선을 넘어서다—가격담합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이용하다

3부 어린이를 이용하고 학교를 매수하고

8장 일찌감치 시작한다—어린 소비자들
어린이들을 표적으로 삼기
어린이의 취향에 맞춘 마케팅
학교에 초점을 맞춘 전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과 그 함의

9장 탄산음료 밀어붙이기—“퍼부을 권리”
왜 탄산음료에 관심을 갖는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탄산음료 마케팅
퍼부을 권리 계약—필연적인 다음 수순
학생들의 주머닛돈과 입맛을 노리는 경쟁
영양 정책 목표 흔들기
상업주의 한가운데“오아시스”보존하기

4부 식이보충제에 대한 규제 완화

10장 과학 대 식이보충제—‘상호 이해 부족의 골’
DSHEA를 둘러싼 의회와 FDA의 대결, 1994
“두 문화”문제
반복되는‘뻔뻔스러운 협잡’과 규제
FDA 대 영양보충제
의회의 개입—프록스마이어 개정안, 1976
건강 효과 표시 장벽 허물기—켈로그 사의‘올브랜’, 1984
난무하는 건강 효과 주장

11장 건강 효과 표시의 합법화—식이보충제 산업과 FDA의 전쟁
다시 의회의 개입—식품 라벨 관련 법규, 1990
FDA의 규제 강화와 기업의 반발
라벨 관련 법규에 대한 백악관의 저지와 태도 변화
FDA 규정의 공개와 기업들의 반발
수정헌법 제1조의‘자유’를 둘러싼 기업의‘터무니없는 전쟁’
식이보충제 산업의 DSHEA 쟁취와 FDA의 타협
식품의 건강 효과 표시에 대한 의회의 허용—FDA 현대화법, 1997
법원의 개입—피어슨 대 섈레일라 사건
“완고한 관료 집단”의 양보
DSHEA 이후—계속되는 공방

12장 규제 완화와 그 결과
폭발적인 판매 증가
식이보충제로 식품과 의약품 마케팅
규제를 약화시키는 조치들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제기되는 우려들
국민들의 혼란
두 문화의 양극화

5부 테크노푸드의 발명

13장 영양 강화
‘건강에 더 좋은’식품 개발의 동력
‘영양화’—식품의 영양 강화 및 보강
영양 강화는 실제 효과가 있는가?

14장 영양 강화의 한계를 넘어서—식품의 기능화
곤경에 처한 규제
식이 의약품으로서의 기능성 식품
‘기술 편의적’식품인 하인즈 케첩

15장 최고의 테크노푸드 판매—올레스트라
30년간의 규제 이야기
P&G 사의 마케팅 캠페인
올레스트라는 과연 효과가 있는가?
테크노푸드, 그 함의

결론 식품 선택과 정치
식품 선택의 환경
식품 선택에서의 윤리 문제
행동 개시—공공 정책과 기업 정책의 개선
행동 개시—포크로 투표하기

후기 식품정치—출간 후 5년, 그리고 그 후
2005년 식생활 가이드라인과 피라미드
반비만운동
반-트랜스 지방 운동
식품 업계의 반응
향후를 기대하며
감사의 말

부록 영양과 영양 연구에서의 이슈
영양의 기본 사항
영양 연구에서의 이슈

주석
표 색인
그림 색인
색인

저자 : 메리언 네슬

Marion Nestle1988년부터 2003년까지 뉴욕대학교 교수로 영양학, 식품학, 공공보건학을 강의하였으며, 미국 보건복지부와 FDA의 영양정책 자문위원을 지냈다. 현재 뉴욕대학교 예술과학대학 사회학과 교수, 코넬대학교 농업대학 영양학과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식품과 영양 정책 분야에서 폭넓은 저술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 《식품정치》 외에 《안전한 식품Safe Food》, 《무엇을 먹을 것인가What to Eat》 등이 있다.... more

역자 : 김정희

이화여자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전북대학교에서 식품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주기전대학 식품영양학과 강의전담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사랑과 음식》, 번역서로 《음식과 몸의 인류학》, 《어떻게 하면 과학적으로 사고 할 수 있을까?》, 《천년기업을 향한 변화의 조건》, 《가톨릭교회는 어떻게 서양문명을 세웠나》 등이 있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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