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서로 다른 종교들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유럽에 이 차이점들을 넘어서서 문학 공화국이 세워지고 있었다. 모든 학문, 모든 예술은 이렇게 서로의 도움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 장르를 연구하는 진정한 학자라면 그들은 도처에 퍼져 있고, 도처에서 독립적으로 살아 숨쉬는 이 정신들이 모여있는 위대한 한 사회의 관련성이 생각보다 훨씬 더 긴밀한 것이었음을 밝혀야 할 것이다. 야망과 정치가 지상에 뿌려놓은 악들로부터 우리를 위로할 수 있는 것이 바로이 정신들의 위대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넓게 보면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문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교문학이다. 이 말은 문학은 하나의 전체로 존재한다는 발언에 다름 아니다. 전체란 무엇인가? 문학과 미술, 문학과 영화 등을 함께 다룬다 해서 전체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영역이나 분야 혹은 장르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란 문학과 예술의 접점들이 인간과 역사가 만들어 내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문화 전체가 만나는 접점들의 비유이면서 기호이자 창조와 파괴의 동력임을 인식하고 쉼 없이 그 접점들의 인식 가능성과 그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 혹은 언어 체계를 고구해내는 작업을 말할 것이다. 미술은 미술이며 문학은 문학이다. 그러나 두 영역 사이에, 혹은 두 인간적 태도와 기법 사이에 접점의 가능성은 가능성의 형태로 살아 있다. 이 가능성을 회의하거나 혹은 회의 자체가 귀찮거나 해서, 한국식 민주주의를 그리워했듯이, 작은 불씨 같은 이 가능성을 부인하면 인문학은 없다.
서론—왜 비교문학인가?
1. 텍스트 비교
문학에 대한 경험
텍스트 그 자체
텍스트 절단과 해석학적 결정
비교문학적 독서
문장들의 비교
간텍스트성
제목들
공명실, 에코 체임버
비교 주석
2. 작품 비교
영원히 미완성인 작품
모방과 창조
두 개의 페드르
고대의 모델과 근대의 모델
라신의 독창성
문학적 모델의 전승과 창조
교차 독서
베르테르와 쥘리
사르트르와 문학적 모델들
작품과 독서
3. 장르 비교
몇 가지 방법론적 관점들—목가에 대한 교육들
가변적 장르—서사시
대장르와 모태 장르들
장르 규정의 기준들
서사시적 양식
비극과 희극
분명하지 않은 차이
모델, 셰익스피어
장르의 탄생—산문시의 출현
문학 장르와 해석—〈마농 레스코〉를 중심으로
허구에 대한 거부
방종한 소설, 비극인가 피카레스크인가?
4. 문학과 예술
I. 미학적 관점
피카소의 산책
미학적 모델들
아름다운 자연의 모방
예술가들의 창작 작업
대중들의 반응
감각주의의 위기
낭만주의적 모델
예술가에 대한 낭만주의적 신화
예술 장르들의 시스템
시각 예술의 부흥
회화 같은 시Ut pictura poesis
II. 기호론적 접근
웅변적인 회화—문학과 미술의 융합
카라바조와 제스처의 의미
그뢰즈, 일상을 옮기다
음악과 언어의 공존
음악과 세계의 조화
음악과 모방
음악의 언어
문학과 영화
스크린 위에 쓰여진 편지들—〈위험한 관계〉
화자의 문제—프루스트와 영화
영화인의 영감—〈프로스페로의 책들〉
5. 사조 비교
세기에서 사조로
사실주의—다양한 의미를 지닌 사조
낭만주의라는 말의 역사
로망티크romnantique와 로마네스크romanesque
낭만주의 문학
바로크
가톨릭 개혁의 양식, 바로크
시각 예술과 문학
비영속성의 시학들
바로크와 연극성
바로크와 시대 구분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시기인가 사조인가?
르네상스와 고전주의
신고전주의와 유럽
결론
참고 문헌
옮긴이 후기
인명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