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는 젊은이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어딜 가나 인간을 다 똑같이 만들고 어떻게든 개성을 말살하려는 움직임뿐입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영혼이 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여기서 데미안 체험이 생기는 겁니다.”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 출간에 부쳤던 말은 현재도 유효하다. 삶을 고뇌하는 젊은 영혼이 존재하는 한 이 작품은 늘 새롭게 젊은 고전이 되어 그 영혼을 위로할 것이다.
헤세는 1917년 9월 12일 꿈에서 주인공 데미안과 마주친 뒤 집필을 시작해 제1차 세계대전이 종료되는 1919년에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이 작품을 발표하였다가 이듬해부터 본명을 사용한다. 작품 발표 직후 문단 호평이 연이었는데, 토마스 만은 “엄청난 감동과 존경심을 느끼며 떨리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그 안에 내가 쓴 <마의 산>에서보다 심리분석적 요소가 훨씬 절묘하게 구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작품은 다중적이며 대칭적인 인물 설정, 중층적 구조를 통해 한 인격이 완성되어 가는 역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그 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관습과 편견, 안일한 타협이다. 헤세는 이 작품을 통해 관습의 신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악마를 상대하여 한판 붙는 편이 낫다고, 그런 후라야 인간은 어둠과 밝음 모두를 육화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고 소리친다.
헤세의 문학은 자전적인 동시에 보편성을 획득해 큰 울림을 준다. 헤세의 이러한 문학적 특징을 언급하면서 책을 옮긴 김재혁 교수는 “회상조의 일기나 나에게 쓰는 편지 같은 느낌이 든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후기를 남기고 있다.
두 세계
카인
도둑
베아트리체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야곱의 싸움
에바 부인
끝의 시작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역자 : 김재혁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이며 시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에 《서정시의 미학》 《복면을 한 운명》 《릴케와 한국의 시인들》 《바보여 시인이여》 등이 있으며, 시집 《딴생각》 《아버지의 도장》 《내 사는 아름다운 동굴에 달이 진다》 등을 지었다. 《딴생각》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Gedankenspiele”라는 제목으로 직접 번역하여 독일에서 출간했다. 옮긴 책으로 릴케의 《기도시집》 《두이노의 비가》 《말테의 수기》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하이네의 《노래의 책》 《로만체로》, 횔덜린의 《히페리온》, 귄터 그라스의 《넙치》, 노발리스의 《푸른 꽃》,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뮐러의 《겨울...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