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는 한국의 독자들, 특히 청소년들이 겪는 고민과 고통을 대신하는 작품이다. 여기서 엿보이는, 개성을 말살하고 획일화하는 권위주의적 교육제도와 청춘의 힘을 억압하는 사회세력에 대한 인간주의적 항거는 주인공 한스의 고뇌와 안타까운 죽음으로 표출되면서 지금 이 땅의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가 이들 젊은 영혼들의 운명의 수레바퀴 위에 온몸에 힘을 주면서 걸터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헤세의 이 작품은 작품이 지닌 호소력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아 이 땅에서 많은 번역이 있어 왔다. 이책의 번역의 중점은 본래의 헤세 문장이 지닌 매력을 복원하는 데 있었다. 특히 주인공의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 주는 자연 묘사는 장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독일 남부 지방의 독특한 풍광 속에 전개되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고뇌의 호흡 역시 긴 문장으로 표현되어 이것을 되도록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데미안》의 문장이 단문인데 비해 훨씬 초기의 작품에 속하는 《수레바퀴 아래서》는 장문으로 기록되어 당시의 헤세의 심정적 부분을 더욱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데미안》에서 헤세는 이렇듯 전기적이고 자서전적인 글쓰기 자세를 새롭고 짧은 문체로 극복해 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썼던 것도 그것을 말해 준다. 역으로, 그만큼 우리는 《수레바퀴 아래서》를 젊은 영혼의 기록으로 읽고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역자 : 김재혁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이며 시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에 《서정시의 미학》 《복면을 한 운명》 《릴케와 한국의 시인들》 《바보여 시인이여》 등이 있으며, 시집 《딴생각》 《아버지의 도장》 《내 사는 아름다운 동굴에 달이 진다》 등을 지었다. 《딴생각》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Gedankenspiele”라는 제목으로 직접 번역하여 독일에서 출간했다. 옮긴 책으로 릴케의 《기도시집》 《두이노의 비가》 《말테의 수기》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하이네의 《노래의 책》 《로만체로》, 횔덜린의 《히페리온》, 귄터 그라스의 《넙치》, 노발리스의 《푸른 꽃》,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뮐러의 《겨울... more